오전 9 시부터 오후 5 시까지 8 시간을 탁구장에 있었다. 수시로 물을 섭취해 가면서 여러 사람들과 랠리를 이어갔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았는데 주로 점심 이후인 오후 2 시부터 5 시까지 약속한 듯 모여 복식 게임을 즐겼다.
살짝 곤혹스러운 것은 언니들이 서로 간식 거리를 사 들고 온다는 것이다. 한동안은 나한테도 같이 먹자고 권했다. 그럴 때마다 계속해서 사양해야 했다. 어쩌다 체력이 다해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잠시 쉬면서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다였다.
랠리를 하다 보면 공을 주고 받는 게 오래 지속될 수도 있지만, 공이 테이블 밖으로 나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줍는 일이 빈번하다. 매너로써 바닥에 떨어진 공은 자기 근처에 가까이 있는 것을 줍기 마련인데, 나는 어정쩡한 위치에 떨어진 공도 선뜻 손을 들어 내가 줍겠다는 신호를 하고 먼저 움직여서 허리 숙여 공을 주웠다.
‘이 공을 주워야 내가 산다’ 사소해 보이지만 공 줍는 것도 반복하면 상당한 운동이 된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탁구장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몹시 지치고 허기진다. 온종일 물만 마시고 녹초가 되도록 전신 운동을 했으니 그 운동량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아무 것도 안먹고 계속 운동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나는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되 저녁을 먹기로 정했다. 그것도 푸짐하고 배부르게. 배가 고프면 잠을 잘 못드는 이유도 있고, 열심히 운동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느낌도 있다.
일주일 후 몸무게는 거의 하루에 1 Kg씩 빠져 91~90 Kg을 가리키고 있었다. 거울을 보니 얼굴도 야위어진 것 같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는 게 얼마 남지 않아 보여 성취감과 자신감에 기분이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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