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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에세이] 3. 야구는 재밌어

킹스골프 2025. 12. 9. 09:17

재밌기로는 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알려진 바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스포츠 중에 가장 복잡하고 과학적인 게임이 야구라 한다. 룰집도 백과사전 만큼 두꺼워 심판들도 다 알지 못한다는 설도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축구보다 야구를 좋아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축구가 별로 재미없었다. 떼로 몰려 다니면서 공 쟁탈전을 벌이는 게 썩 즐겁지 않았고 더구나 맨땅. 항상 자욱한 먼지를 동반했다.

반면에 야구는 깔끔했다. 3 번의 기회를 놓고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가며 겨루는데 그 내용이 다양하게 전개된다. 드라마틱한 상황도 자주 나와서 종종 인생사에 비유하기까지 한다. 관전하는 것도, 직접 하는 것도 다 재밌는 게 야구다.

어쨌든 야구부에서 선수 생활만 안했다 뿐이지 이른 나이에 익힌 야구는 몸에 배어서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자세가 나왔다. 10 년 전 사회인 야구 클럽에 가입해서 리그에 참여하기도 했다. 개인 기록도 리그 상위권이었는데 특히 홈런은 리그 공동 1위였다. 기다리던 공이 내 타격존 안으로 들어와 배트에 걸쳐 담장을 넘어 가는 느낌은 정말 짜릿하다. 어떤 사람은 공을 제대로 타격했을 때 손에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공이 마치 쿠션처럼 배트에 닿는 순간의 그 출렁임이 느껴진다. 이러한 손맛 때문일까. 차례가 되어 타석에 들어설 때면 설레임에 가슴이 두근거리곤 한다.

수비에서는 외야의 사령관이라는 센터 포지션을 맡았는데 높이 뜬 공의 낙하 지점을 예측해 이동하여 캐치하는 게 좋았다. 센터에서는 공이 정면으로도 오지만 주로 좌중간 우중간 이런 식으로 날아 오기 때문에 발도 빨라야 했다.

이처럼 야구는 재밌다. 나는 실력도 갖추고 있어서 즐기는 데 제약이 될 게 거의 없다. 그런데 야구는 게임적인 측면이 강해서 그다지 운동량이 많지 않다. 게임 전 캐치볼이나 펑고로 워밍업을 하긴 하는데 농구나 헬스에 비하자면 턱도 없는 양이다. 재밌지만 탈락.

다만 야구는 농구와 마찬가지로 팀 게임이란 점에서 팀워크를 맞춰 가는 과정에서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고, 동시에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구성원들 간의 친목의 매개가 될 수는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