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구 에세이

[탁구 에세이] 4. 집 근처 지하 탁구장

킹스골프 2025. 12. 9. 09:19

마트나 사우나를 가려면 집에서 아랫길로 내려 와야 하는데 50 미터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작은 탁구장이 지하에 있다. 60 평 정도 크기에 일반 탁구대 4 대, 레슨 탁구대 1 대.

오다 가다 ’탁구’라고 붙인 팻말을 보고 ‘탁구장이 있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들어가 보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랠리 하는 사람, 게임 하는 사람, 레슨 받는 사람.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연신 땀을 닦아 가며 공 치기에 집중들이었다. ‘이거 하면 되겠다’ 생각이 들어 바로 등록했다. 비록 작고 좁은 시설이지만 집에서 가깝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뭘 하더라도 몇 정류장 이동해서 해야 한다면 그 자체가 일단 번거로운 일이다. 따라서 나한테는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조건 중 종목과 거리 문제가 동시에 해결된 셈이다.

관장이 탁구는 어느 정도 치냐고 물어 봤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몇 번 쳐 본 게 다였다. 장비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 봤다. 지금이야 선수급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당시에는 살을 빼는 수단으로서 탁구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대여 장비를 이용하겠다고 했다. 그나마 탁구는 들어가는 돈이 저렴한 편이다. 야구만 해도 개인 장비를 갖추다 보면 150 만원에서 300 만원까지 들기도 한다. 사회인 생활 체육에서 장비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비가 고급이어야 실력이 좋아진다는 말은 아니지만 후진 장비는 곧 너덜너덜 해진다. 무리 없는 선에서 이왕이면 쓸만한 걸로 준비하는 게 좋은데, 한 마디로 비싼 게 좋다. 장비에 대해서 잘 모른다 싶을 땐 비싼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