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원의 추억] 2. 벽돌 깨기, 인베이더
이전 글에서 최초의 전자 게임인 pong을 높이 평가한 이유는, 단순하지만 컴퓨터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전 방식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혼자서 놀지 않고 같이 놀 수 있는, 이 얼마나 즐거운 광경입니까?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러한 현상이 장점이라기 보다 단점으로 더 크게 보였나 봅니다. 바로 '혼자서 즐길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곧 퐁의 변형판 제작이 시작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벽돌 깨기'라고 부르는 Break Out입니다. 혼자서도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심리적인 보상 효과가 필요했겠죠? 아타리의 기술자들은 '상대가 없는 대신 공이 날아가 벽돌 담을 허물어뜨린다'는 아이디어를 채택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게임이 '탈옥'을 의미하는 브레이크 아웃인 것입니다. 당시 홍보에 사용된 이미지에도 탈옥을 코믹하게 표현한 카툰이 사용되었네요.


76년 출시된 이 게임의 개발자 이름을 살펴보면 놀라운 이름 둘이 들어가 있습니다. 훗날 Apple 컴퓨터의 창시자가 되는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입니다. 놀랍지요?

78년에는 브레이크 아웃을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구동되도록 제작한 Super Break Out이 발표됩니다. 게임에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사용되었다는 것은 영상과 음향의 진화를 의미한다고 해요.
그리고 미국이 아닌 일본 Taito(타이토)라는 회사에서 슈팅 게임의 원조(元祖) Space-Invader를 등장시킵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일본에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어 전자 오락실의 중흥기를 열게 되죠.


원래 흑백으로 개발되었던 인베이더는 컬러를 표현하기 위해 모니터에다 컬러 셀로판지를 붙여놓았던 기억도 있네요.(이후 4가지 색을 사용)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 인베이더(적)들이 아래로 한 칸씩 내려오는 '단계'를 구분해주기 위한 나름의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벽돌 깨기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면 인베이더는 사람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총을 발사해 적과 싸워 물리친다는 폭력성이 내포된 자극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가끔 출현하는 UFO를 격추하면 얻게 되는 보너스 점수, 방어벽의 존재, 높은 점수로 게임을 마치면 이름을 기록하게 하는 경쟁심 유발 등의 획기적이고 신선한 시도가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던 것이죠.
그 시절 인베이더 좀 했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는 팁일테지만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가끔 출현하는 UFO의 격추에도 높은 점수와 낮은 점수가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었는데, 가장 높은 점수가 500점, 가장 낮은 점수가 50점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500점을 얻기 위해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내가 발사하는 총알 숫자를 셉니다. 그래서, 처음 22발을 쏘고 기다리면 500점 짜리 UFO가 나타납니다. 물론 한 번에 격추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14발입니다. 그 다음은 10발 같은데 이건 확실치가 않네요.
버그도 몇 가지 있어서 재미있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총을 쏘게 되면 제일 아래에 있는 인베이더가 맞지 않고 위의 것이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아래에 있는 인베이더를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 두었다가 처리하면 '무지개'라 불리우는 기하학적 이미지가 나타났고, 인베이더들이 제일 밑까지 내려오면 인베이더들의 총이 나오질 않아 아예 제일 밑까지 오기를 기다렸다가 처리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인베이더의 등장이 주는 의미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사용한 순수 디지털 게임이라는 점, 원시적인 형태지만 구상적인 캐릭터가 표현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래픽과 사운드의 멀티 미디어화를 진행하는 시발점의 역할을 했다는 점, 반사형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슈팅 게임의 장르를 확립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자오락실의 중흥기를 열게 한 장본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